고난과 어려움 속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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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는 ‘욥’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큰 부자였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고 의롭게 살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으며,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삶에 큰 재앙이 닥칩니다. 자녀들은 죽고, 아내는 곁을 떠나며, 삶의 모든 기반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 고난의 깊이는 너무 커서, 그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겠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선하고 의로운 사람이라도 고난 앞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을 맞이합니다. 어느 날, 미술치료 교수님께서 ‘빗속의 사람’이라는 스트레스 검사를 실시하셨는데, 한 선교사님께서 그린 그림 속 우산에는 구멍이 나 있었고, 사람의 얼굴과 손발은 흐릿하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무방비 상태로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근 가족에게 큰 일이 있었고, 사역에도 어려움이 겹쳤으며, 갱년기 증상까지 함께 겪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처럼 누구나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고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도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 존 그레이는 여성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야기를 나누며 해소하는 반면, 남성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 공식에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고,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조용히 쉬며 자신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회복합니다.
앞서 언급한 선교사님께 “우산 속의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라고 물었을 때, 그는 “내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고, 따뜻한 차 한 잔이 손에 들려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평소 밝은 성격의 그분은, 사람들과 짐을 나누고 사랑을 나눌 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에는 위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의 존재만큼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모임에 참여하거나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성경 속 욥의 친구들은 그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고난을 겪고 있는 욥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과 이해, 그리고 격려였지만, 친구들은 오히려 욥의 고난에 대해 이유를 따지고, 그가 무언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정죄했습니다.
고통을 겪는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함부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역시 죄인이며, 어쩌면 더 많은 잘못을 저질렀을지도 모릅니다. “죄 때문이니 회개하라”는 말이나, 너무 가벼운 위로는 오히려 그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말보다 조용한 동행,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행동,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배려가 더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큰 어려움을 겪을 때 빠지기 쉬운 감정이 자기 연민과 죄책감입니다. “왜 나만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지?”라는 생각에 빠져 자신을 불쌍히 여기며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의 행동을 떠올리며 자신을 탓하는 죄책감도 함께 찾아오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장애물이 됩니다. 마음을 무너뜨리고 우울하게 만들며,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태도와 희망을 놓지 않는 마음입니다. 고난은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생의 과정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고난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 끝에는 다시 기쁨이 찾아오고, 성장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전쟁, 기아, 재난, 홍수 등 끊이지 않는 고통의 소식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더욱 쉽게 좌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서로 돕고, 함께 힘을 내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때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따뜻한 손으로 누군가의 차가운 손을 잡아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호주카리스대학 서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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