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사고가 불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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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적 맹세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한다. 첫번째 경우는,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를 보면서 어떤 딸은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잘 생겨서 바람을 피우는 것 같으니 나는 못생긴 사람을 만나야 겠다.” 또는 “나는 절대로 바람을 피우지 않을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한다” 고 말이다. 두번째 경우는 화를 잘 내는 아버지를 보면서 어떤 딸은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절대로 화를 내는 사람과는 결혼을 하면 안돼. 그런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나는 견딜 수 없어. 무조건 부드러운 사람과 결혼해야 해”. 세번째 경우는 술 중독에 빠진 아버지를 보면서 어떤 아들은 또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나는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을 거야. 나는 결코 아버지와 같은 사람은 되지 않을 거야"라고 말이다. 네번째 경우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어떤 사람은 “나는 완벽해 지지 않으면 안돼, 완벽하게 잘 해야 야단을 듣지 않는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어” 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 모든 고백 속에는 고통스러운 상처로 인해 ‘내적 맹세’ 를 하는 부분이 들어 있다. ‘결코, 절대로 ‘~’을 하지 않겠다 또는 하겠다’ 라고 하는 맹세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으면 이런 내적 맹세를 하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이런 내적 맹세는 부모가 걸어온 잘못된 길을 가지 않게 도와주는 순기능이 있는가 하면 그 안에는 융통성 없는 경직된 사고 또는 왜곡된 사고를 하게 만드는 역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 중에 못 생긴 사람도 많이 있을 수 있다. 즉, ‘못생긴 사람과 결혼을 하면 바람을 피우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왜곡된 사고다. 아주 잘생겨도 감정적이며 바람을 피우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예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부드러운 사람과 결혼해야 해’ 라고 생각할 때 자칫 잘못하면 그 부분이 너무 커 보이기에 다른 조건들을 보지 않게 될 수 있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부드러운 사람들 중 유약하고 회피하기를 잘 하는 사람들도 있고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데, 부드럽다는 것만 강조해서 본다면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예는 어떠한가? 술 중독에 빠진 부모님 밑에서 ‘나는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을 거야’ 라고 한 맹세가 지켜지지 않을 때, 큰 좌절에 빠져서 술 중독에 자신이 빠지게 되거나, 또는 술을 마시는 배우자가 중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이 비난하거나 혐오감을 느끼게 되는 일, 또는 과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네 번째 예도 예외는 아니다. ‘실수를 하지 않고 완벽해야 해’ 라고 생각하다 보니 매사에 예민하게 되고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도 기대치가 높아지고, 자신의 기대에 맞추지 못하면 화를 내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일이 생긴다. 그리고 배우자에게도 자신의 완벽한 기대를 요구하다 보니 배우자는 숨이 막히게 되고 힘들어지게 된다.
상담이론에서는 이런 내적 맹세를 인지 왜곡의 한 가지로 해석을 한다.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불편하거나 마음이 아픈 경험을 하게 되면 그것과 함께 인지 왜곡을 발달시키는 경향이 있다. 어린 시절에 상처가 많고 인지 왜곡이 심하게 형성되어질 경우, 그것이 성장기에 심각한 성격적 결함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 그 왜곡이 만성화 되고 굳어져 버리게 되면 성격 장애로 발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성격 장애가 있는 사람은 심각하게 왜곡된 성격적 결함으로 인해 주위의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관계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 외로운 사람이 된다.
젊은이들이 성인과 소통을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가 어른들의 사고가 굳어져 있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면서 또 예의나 기존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따르면서 젊은이들에게 그것을 강요하려는 태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꼰대’라고 하는 표현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꼰대’ 라는 표현은 본래는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젊은이들이나 학생들이 사용하던 은어였지만, 지금은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속어로 변형이 된 말이다. 바로 유연한 사고가 아닌 내가 가진 사고가 옳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타인에게 가용할 때 대화가 어렵게 되고 세대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으로 노년까지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지 왜곡이 생기지 않도록 자신의 사고를 점검하고 성장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는 건강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아이가 상처를 입었을 때 그것을 상처로 남겨두어 왜곡된 사고로 이어지지 않게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상처를 건강하게 잘 해석할 수 있도록 대화를 통해 부모는 아이를 지원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네 탓이 아니야 !‘ 라는 말로 말이다. 이미 어른이 된 사람은 스트레스나 가슴 아픈 일이 생길 때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과 아픔을 나누어서 자신을 돌아보거나 상담사를 통해서 상처의 아픔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에 자신이 믿고 있고 따르고 있는 것이 무조건 다 옳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어떤 인지 왜곡이 있는 지를 살펴보고 경직된 사고를 하지 않기 위해 피드백에 대해서 열린 태도를 갖는 것이 좋다. 더불어 고립된 삶이 아니라 사람들과 자주 어울려서 그들의 피드백을 적절히 받아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가 소통을 하는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이 계시다. 필자에 비하면 몇 십년이나 많으신 그 분은 소통이 참 잘 된다. 어떤 때는 그 분의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생각이 젊으시고 타인을 배려하시고 열려 있으시다. 그래서 그런 지 그 분은 혼자되셨음에도 불구하고 늘 옆에 그 분을 챙기는 친구들이 많고 가족들이 많다. 건강하고 열린 사고를 하는 사람은 세대차를 극복할 수 있으며 나이가 들어도 주위의 사람들과 화평하며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가능함을 그 분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이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왜곡된 인지가 경직된 사고 패턴이 관계의 어려움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호주기독교대학 서미진